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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별..그리움
글쓴이 백아람
라우풀  1523 등록시간  15-11-07 20:11
조회수  3,688 추천수  0
제목   백수의 사랑이야기(하)
백수: 만화방 달력에 빨간동그라미가 그려져 있는 날짜가 있는 걸 보았다. 무슨



날일까? 아마 한달에 한번정도 그 삭막한 아저씨가 오는 그날인가보다. 무슨날인가



.......? (음흉한 웃음) 조심해야겠다. 내가 그녀를 좋아하긴 해도 그녀의 성격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가스통같은걸 안다. 그날 잘못걸리면 뭔가 날라올것 같은 으시함이



들었다.







만화방아가씨 : 며칠있으면 내 생일이다. 이젠 내생일날을 축하해줄 사람도 별루



없다. 슬프다. 달력에다 동그라미를 쳐놓고 나를 달래 보았다. 혹 그백수가 이표를



보고 내생일인걸 생각할수 있을까? 괜한 기대는 하지말자. 그녀석은 인간의 탈을 쓴



바보다. 저길봐바. 가스통에 맞은것처럼 으시시대잖아..







백수 : 그녀를 보러 만화방으로 갔다. 오늘은 이름과 나이를 꼭 알아야 겠다. 에..



아줌마 ,,, 아줌마 노처녀 맞죠? 얼떨결에 이렇게 말해버렸다..







만화방아가씨 : 이 백수녀석이 아줌마도 모자라서 이제는 노처녀라고 놀린다.



열받아서 25살도 노처녀야? 라고 따졌다.







백수 : 25살? 생각보다 훨씬 어리네.. 그럼 나하고 3살차이니까..음.. 딱 좋네..이렇게



생각하니 그녀가 더욱 사랑스러워 보인다.







만화방아가씨 : 그녀석이 내가 만으로 25살인걸 눈치챈것 같은 요상한 표정을 짓고



있다. 27살이라고 말해버릴까..? 저녀석 나이가 궁금 했다. 그래서 그쪽은 몇살먹은



백순데요?라고 말했다..







백수 : 역시 그때 내가 백수라고 한걸 들었구나..흑 28살이나 되어가지고 백수라



그럴까봐. 아줌마보다는 한살 많아요라고 말했다. 잘했쥐..







만화방아가씨 : 뭐야 연하잖어.. ! 연하도 괜찮을까..?...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저녀석이 나하고 무슨상관이



라고..다음에 기회봐서 말을 놓아야 겠다.







백수 : 만화방에 오늘은 좀 늦게 갔다. 안에는 그때 삭막하게 생긴 아저씨가 있었다.



그래서 만화책만 뒤적이다. 그냥 집으로 갔다. 가다가 생각하니 오늘이 그날이다.



조심해야겠다. 그러고보니 내가 지금껏 그녀를 좋아만했지 뭐하나 준게 없다. 편지도



한번 안보냈으니.. 호주머니에는 만원짜리하나가 있다. 뭘사가지고 갈까..? 아무래도



먹는게 남는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렸다.



순대 족발 통닭 닭똥집.....비암..아무리 떠올려도 그녀가 좋아할만한게 없다. 근처에



제과점이 있었다. 나도 모르게 저기 가면 뭔가 살수 있을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케익을 샀다. 졸라 비쌌다. 만원으론 그기 있는 것중에 제일 작은거밖에 살수가



없었다. 그래도 포장을 해놓으니 순대나 족발싸놓은거 보다는 있어보인다. 아직



그녀가 돌아오지 않았나보다. 아저씨가 꾸벅꾸벅 졸구 있다. 저자린 아마 졸리게



만드는 무슨 마법이 걸려있는거 같다. 그 아저씨한테 이물건을 주며 어떤 멋있는



단골이 줬다라고만 말하라고 했다. 썩 나를 쳐다봤다. 왜 보셨을까..? 나도 의심이



갔다. 그래서 한마디 더했다. "이거 먹지 마요.."



그 아저씨가 왠지 그녈 안주고 먹어버릴것 같은 불안감이 자꾸 들었다. 그래도 오늘



뭔가 내 마음을 표시한 것 같아 기분이 괜찮았다.







만화방아가씨 : 오늘 내 생일이다. 아빠 엄마한테서 연락온거 말고는 아무도 내



생일을 기억하며 전화해준 사람이 없다. 초라한 느낌이 들었다. 오후에 친구를 만나



술이나 한잔하구 자축해야겠다. 그러던 차에 삼촌이 오셨다. 오늘 내생일이신걸



아셨나부다.



내가 만화방 봐줄테니 오늘 하루라도 맘껏 놀다 오라 그러신다. 겉모습과 달리 마음이



참 상냥하신 울 삼촌이시다. 같이 늙어가는 친구불러서 놀았다. 그냥 조용하게



제과점서 케익사서 파리하고. 저녁무렵에 괜시리 그때 그영화 또봤다. 친구가 딴거



보자고



그랬는데 그냥 그영화가 보고싶었다. 만화방에 가니 삼촌이 뭘 준다. 좀 덜떨어지는



백수같은게 그냥 단골이라 준다 그러면서 놓고갔다는 것이다. 케익이다. 누굴까..?



혹시 그 백술까..? 좀덜떨어지는 놈이라니.. 그런거 같다. 근데 그에겐 그럴만한



센스가 있을거라고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날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



나 오래 못살거 같다. 내 미모는 아무리 감출려고 해도 안되나 보다. 흑흑.. 미인박명.



그녀석이 주었을까... 감히 백수연하주제에.. > 근데 나 이거 그가 선물한 것이면



좋겠다.







백수 : 그녀 이름을 아직도 모르고 있다. 오늘은 과감히 만화책을 빌리자. 자연스럽게



내이름도 가르쳐 주고 기회를 봐서 그녀이름도 물어보아야겠다. 그 케익은



잘먹었을까..?







만화방 아가씨 : 그 녀석이 오늘 무슨 결의를 하고 온거 같다. 역시 그때 그케익은



그가 준것이.. 무슨 고백이라도..? 근데..약간이나마 기대를 했던 내자신이



한심스럽다. 들어올때 날 쳐다보지도 않고 만화책 몇권을 뽑아와가지고.. 경색된



얼굴로 이거 빌려가겠습니다. 라고 그랬다. 난 또... 좀 아쉽다. 그러고보니 오늘 처음



빌려가는거 같다. 이녀석 이름과 전화번호를 알 절호의 찬스다. 나보다 한살 어린걸



알고 있는터라 .. 버릇처럼 반말이 나왔다. "이름이 뭐야..? 주소하구 전화번호



불러봐요.."







백수 : 뭐야".. 지금 나한테 반말을 한건가?. 한살정도 많은놈 한텐 자연스레 반말이



나온다..? 옛날에 잘나갔던 여자같다. 그래도 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맘은 변함이



없다.







만화방아가씨 : 이름이 배준용이구 전화번호가.. 758-**** 흠..



심심하면 장난전화나 걸어봐야 겠다.







백수 : 우쒸.. 내 이름만 가르쳐주고, 그녀이름을 못물어봤다.



만화책 안갖다 주면 울집에 전화가 오겠지.. 그때 기회를 잡자..







만화방 아가씨 : 그백수녀석이 또 며칠째 안나온다. 내가 그동안 장난전화쳤던걸



눈치챈걸까? 빌려간 만화책을 잃어버렸나? 내일도 안나오면 만화책 가져오라고



전화를 해야겠다. 만화방안에 손님은 많은데 그녀석이 없으니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든다.



근데 그녀석 전화받는 태도는 고쳐야겠다. 나보고 사오정 귀파는



소리하지말고 썩 꺼져라고 그랬다. 나쁜놈..







백수 : 만화책을 사흘동안이나 안갖다주었는데도 그녀한테서 전화가 없다. 요



며칠동안 어떤 이상한년이 자꾸 장난전화를 했다. 동물원이냐? 사자한테 밥은



줬냐..? 심지어 아우웅 아우웅 별 개같은 소리까지 내었다. 그렇지만 난 좋은말로



타일러 이런짓 하지 말라고 했다. 내일도 전화가 안오면 그냥 갖다줘야 겠다. 지금



그녀가 몹시 보고 싶다.







백수 : 그녀가 오늘도 전화가 안올것 같다. 그래서 아침일찍 만화책을 들고



만화방으로향했다. 설렌다. 오랜만에 그녀의 모습을 본다는 기대에 만화책을 들고



하늘을 날듯이 뛰어갔다.







만화방아가씨 : 오늘도 그녀석이 안오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처럼 화장을



하고 아침일찍 그녀석 집에 전화를 했다. 전화를 할려고 하던차에 그가 숨을



헐떡거리며 만화방으로 들이닥쳤다.







백수 : 백수는 뭘 들고 함부로 뛰어서는 안된다는 걸 새삼 느꼈다. 만화방 들오기도



전에 탈진해 죽는줄 알았다. 만화방안에 손님이 아무도 없다. 화장을 하고 그녀가



어디에 전화를 하고 있다. 그새 딴놈하고 선본게 아닌가 싶다. 찌리릭 쳐다봤다.







만화방아가씨 : 숨을 헐떡거리며 못마땅한 듯 날 쳐다본다. 아무래도 내가



장난전화한걸 이녀석이 눈치챈거 같다. 그런거 같다고 생각하니 난줄 알면서도 그딴



소릴 나한테 했단말이야.? 기분이 나빴다. 그래서 "그래 내가 사오정이다." 라고



말했다.







백수 : 갑자기 왠 사오정..? 그녀 이름이 오정이었나..? 내가 그녀 이름을 궁금해 하고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혹시 그녀도 나한테 관심이 있나..? 근데 이름이 너무



이상하다.



숨을 한번 들이마시고 "이름이 오정이었어요.? 여기 만화책 가져왔는데요.. 이름이 참



이쁘군요. 성도 특이하고.." 라고 내딴에는 엄청 길게 또박또박 말했다. 나도 할수



있다. 아자!







만화방아가씨 : 뭐야 이녀석 누가 오정이라고.. 내가 장난전화한 거 모르는건가..?



그렇다고 내이름을 사오정이라고 믿어버리다니. 확실히 덜 떨어진 놈임에 틀림없다.



할수없다. 저녀석 성격에 아줌마. 노처녀.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오정이라고 날



부를게 틀림없다. 성까지 붙여서 말이다. 그래서 "제 이름은 지윤이에요. 권지윤. 누가



오정이라고 그랬어요.?.... 하여간 준용씨 연체료 물어야 겠네요.."말했다.







백수 : 야 단골한테 이럴수 있나.? 하루 늦은걸루 연채료라니..이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왜 난 그녀한테 그런말 할 용기가 없으니까... 아까 왜 사오정이라고



그랬을까.? 연채료 내고 나니 만화책 볼 돈이 없다. 할수 없이 그냥 집으로 왔다.



그녀 이름이 권지윤이랜다. 권지윤. 햐 이름한번 이쁘다. 그리구 그녀가 오늘



내이름을 불러주었다.



내 마음은 그녀가 그려져 있는 아침하늘을 날고 있었다.







만화방아가씨 : 괜히 연체료를 물었나..? 바보같은 자식 그렇다고 삐져서 집에



가버리다니. 화장까지 했는데... 한살이라도 많은 내가 참자.







백수 : 만화방을 가다가 아직도 붙어 있는 그때 그 영화포스터를 보았다. 순간 이



영화를 그녀와 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 이번주가 이영화 마지막 상영인거 같다.



그녀가 나와 이영화를 봐줄것 같은 느낌은 별루 안들었지만 바로 티켓을 예매하러



극장으로 달려갔다. 그녀와 영화를 같이 본다는 상상은 너무나 황홀하다.







만화방아가씨 : 만화방바닥을 쓴 먼지를 밖으로 버리다가 멀리서 달려오는 그



백수녀석을 보았다. 어찌보면 귀엽다. 내가 밖에 나와있으면 이녀석이 자길 기다린줄



알겠다. 안으로 들어갔다. 얼마 안있어 그가 들이 닥치리라. 숨을 헐떡이며..



한참이 지났는데도 그녀석이 안들어온다. 왜 안들어 오는 걸까..? 먼지도 없는



쓰레받기를 들고 밖으로 나가보았다.







백수 : 드디어 영화표를 샀다. 내일 아침일찍 만화방가서 멋있게 보러 가자고 말해야



겠다.







만화방아가씨 : 이녀석이 어디간걸까..? 그녀석이 하루종일 나타나지 않았다.







백수 : 늦잠을 잤다. 만화방에 가니 사람들이 많다. 전번에 본 노란추리닝 그녀석도



있다. 피시에스안테나로 콧구멍을 후비고 있다. 이빨도 엄청 누른거 같다. 하여간



이렇게 사람많은데서 그녀에게 말할 용기가 없다. 그녀와 오늘따라 눈이 자주



마주쳤다. 내일은 진짜로 일찍와서 말해야겠다.







만화방아가씨 : 저백수녀석이 날 좋아는 하는거 같은데... 내생각인가..? 그녀석과



눈이 자주 마주친다. 지금 그녀석이 날보고 무얼생각할까. 궁금하다. 그녀석 너무



말이 없다.







추리닝(또한번특별출연) : 옆에 있는 백수같은게 자꾸 쳐다본다. 아마 피시에스없는



녀석같다. 이 피시에스에 눈독들이는게 틀림없다. 그래서 이건 절대 안된다고 씩



웃어보여줬다.







백수 : 아침일찍 왔더니 손님이 아무도 없다. 잘됐다. 꼭 말해야지. 근데 막상



영화표를 꺼내니 그녀에게 말할 용기가 없다. 그녀가 날 껌벅껌벅 쳐다본다.







만화방아가씨 : 그 백수 녀석이 오랜만에 아침일찍 문열자 마자 왔다. 날



쳐다보는것이 무슨 할말이 있는거 같다. 혹시나 싶어 그때 케익 혹시 자기가 준거냐고



물어봤다.







백수 : 말할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데. 그녀가 "저기요 혹시 케익.. 그 쪽이 준거에요..?"



라고 물어봤다. 엥 그럼 지금까지 내가 준건지도 몰랐단 말이야.? "예? 아.. 예"라고만



말했다.







만화방아가씨 : 햐.. 저녀석이 준거가 맞구나.. 전혀 그런 센스가 없는거 같이 보이는



녀석인데. 놀라웠다. 그리고 그 답이 무척이나 반가웠다.







백수 : 그녀가 말붙인게 용기가 됐을까..? 그래서 영화표를 꺼내며 "영화표가



있는데요.. 그시기요.. 요번주말에 시간이 되시면.. 같이 보러 안갈래요..? 제가요..



뭐랄까. 그래도 단골이잖아요.."







만화방아가씨 : 훗 그녀석이 영화를 보러간잰다. 영화표를 보니 내가 그때 자기랑



보러갈려고 했던 그영화다. .그리고나서도 또 한번 더 본 영화다. 아마 집에 뒷북이



있는거 같다. 그리고 심심할때마다 치는거 같다. 그냥 자꾸 웃음이 나왔다.







백수 : 왜 자꾸 웃는거야..? 보기 싫으면 안본다고 말하면 되지. 사람 쪽팔리게



말이다. 다시 용기를 내어 "만화방 때문에 그러시다면 제가 대신봐드릴수도 있는데요.



같이보러 안가실래요.?"라고 말했다. 나 지금 떨고있냐..







만화방아가씨 : ??? 녀석이 지금 상당히 정신상태가 불안하다.



만화방 준용씨가 봐주면 이영환 저 혼자 보러갈까요..?







백수 : 이여자 예리한 여자다. 내가 말 실수한걸 눈치채다니.. 아이씨 보러 갈건지



안갈건지 빨리 대답이나 해주면 좋겠다. 숨이 막힌다.







만화방아가씨 : 보러갈까? 말까? 이녀석 가지고 노는게 재밌다. 어린것이..귀엽기도



하다. "아직 주말에 무슨일이 생길지 잘 모르겠네요. 그리고 아무리



단골이래도그렇지.. 다큰 처녀가 아무나하고 영화를 보러가요.?" 그녀석의 얼굴이



불그락 거린다. 아휴 재밌다.







백수 : 역시 그녀가 나하고 영화보러가기 싫어하는구나. 짤없이 거절인가부다.



내일부터 쪽팔려서 어떻게 만화방나오나. 괜히 영화보러가자구 그랬나보다. 에그



바보야. 그냥 만화책이나 보며 그녀얼굴이나 쳐다보는건데..흑흑.







만화방아가씨 : "준용씨 이티켓 나줘요. 제가 가지고 있다가 주말에 시간을 낼수 있다



싶으면 전화를 할께요. 여기 그때 적어준 전화번호 맞죠? 그리구 가게되면 딸랑



영화만 보는거 아니겠죠?. 전 스테이크를 참 좋아해요.."







백수 : 야 이거 거절한거 아니지.. "아 예.. 스테키..그 뭐시라고요.. 울아부지 지갑을



삥쳐서라도 그거 사드릴께요..하하. 그럼 안녕히 꼭 전화주세요." 야호.. 윽



기쁜나머지 정신없이 나오다 달려오던 꼬마 자전거와 부딪쳐 걸려 넘어졌다.



지나가던 어떤 여자가 걱정스러운지 깔깔 웃는다. 괜찮다고 꼬마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아프다. 그래도 이게 대수냐..? 하하







만화방아가씨 : 이제 이 영화 대사까지 다외우게 생겼네.. 이번 주말은 문닫고



미장원이나 다녀와야 겠다. 그녀석 나가고 나서 뻑소리가 났다. 뭔소린가 싶어



나가보았다. 어떤 꼬마가 자전거를 끌며 ㄱ자식 쪽팔려 주껐다. 그러며 투덜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석은 저기 멀리 날 듯이 뛰어가고있다. 귀엽다.







백수 : 이틀동안 전화기를 부여잡고 그녀의 목소리를 기다렸다. 그러나 그녀의 전화는



오지 않았다. 아부지가 저녀석이 취직못하더니 드디어 실성했구나 하며 혀를 차신다.



아직 동정의 눈빛이 남아 있는걸루 봐서 내가 아버지 비상금 훔쳐낸걸 모르시나부다.







만화방아가씨 : 그 백수녀석이 만화방을 이틀동안 안나왔다. 좀 이야기 오래했다



싶으면 그다음날은 꼭 안나오는거 같다. 내일은 전화를 해야겠다. 주말이 자꾸



기다려지는건...







백수 : 아침부터 밥도 제대로 못먹고 전화기 근처만 배회하고 있다. 자꾸 아부지



엄마만 찾는 전화다. 그런 사람 안산다고 했다. 드디어 저녁에 왠지 그녀 음성같지



않는 사람이 날 찾았다. 그래서 내가 그사람인디요. 라고 대답했더니.. "저



지윤인데요. 저 아시죠" 그랬다. 앗 그녀다. 근데 전화받는 목소리가 왠지 그녀목소리



같지않다. 예전에 나한테 장난전화한 그 여자목소리 같다. 어쨌든. 제발 다음말은



내일 시간이 되니 보러가자고 그랬음 좋겠다... 그런데 ..시간이 도저히 안나겠다고



그런다. 흑 매정한 사람... 그 소릴 듣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괴로움에 괴성을 질렀다.



아버지 어머니가 달려왔다. 좀 무안해서 아무것도 아니라 그랬는데 엄마가 내일



병원에 같이 가잰다. 아 죽고 싶다.







만화방아가씨 :드디어 약간은 설레는 맘으로 전화를 했다. 이녀석이 시큰둥하게



받더니 내가 말을 끝마치기전에 끊어 버린다. 뭐 인기다있노..내일 시간이 도저히



안나겠... 딸깍. 는데 하지만 특별히 아주단골이라 시간을 내보겠다라고 그럴려



했는데..우쒸 다시전화를 했다. 무슨 개울음소릴 내더니 감사합니다만 연발했다. 내일



극장앞에서 보기로 했다. 흠 자꾸 거울에 눈이 가는건 왜일까..?







백수 : 그녀가 다시 전화왔다. 갑자기 전화 왜 끊었냐고 뭐라 그런다. 순간 정신이



들어 한자한자 똑똑히 들었다. 내일 극장앞에서 봐요. 오옴음..(감격의 울음을 애써



참는 소리)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야호 야..엄마가 달려오시더니 당장 병원가잰다.



그소리가 내귀에 들어올리 없다. 내일 아침일찍 목욕탕엘 가야지. 내일 입고갈



속옷에서부터 양말까지 머리맡에 챙겨두고 그녀가 내꿈에 나타나길 바라며 잠자리에



들었다.







백수 : 새벽에 해뜨자마자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산뜻하게 개인 아침 하늘아래 그



영롱함은 내 마음을 더욱 들뜨게 했다. 그녀에게 잘보이기 위해 난 목욕탕으로 간다.



지나는 사람사람이 모두 사랑스럽다.







만화방 아가씨 : 오늘은 다른날보다 조금 일찍 일어났다. 지금 만화방을 열자니 너무



일찍다. 그래 오늘은 아예 문열지 말자. 몸도 나른한데 목욕이나 가야겠다.







백수 : 목욕탕안 모든 사람이 발가벗고 있다. 그래 사람은 모두 평등하다. 벗겨놓으면



이렇게 다똑같은 사람인걸..괜한 용기가 생긴다. 열심히 삽시다 여러분...! 괜히



소리질렀나..? 저기 어떤꼬마가 "아빠 저아찌 백순가봐.." 그랬다. 그래도 사랑으로



들뜬 내기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그 꼬마녀석이 오히려 귀얍다.







만화방아가씨 : 목욕을 하러 가는데 남탕쪽에서 백수 그녀석이 나왔다. 얼른 근처



전봇대뒤로 숨었다. 다행히 그녀석이 반대방향으로 갔다. 후후 저녀석 자기가



깨재재하다는걸 이제사 느꼈나보다. 목욕을 하는데 그녀석 생각이나 자꾸 웃음이



나왔다. 그걸 보시던 어떤 할머니가 "새댁 남편이 잘해주는가보구려..



좋을때지.."그런다. 우쒸 할머니까지 날 아줌마로 보다니..괜히 웃었다가 할머니 등만



밀어 주었다.







백수 : 그녀가 극장앞 영화시작하기 한시간전에 만나자고 그랬었다. 그런데 그런데..



4회표인지는 알겠는데 몇신지 모르겠다. 그녀가 표를 가지고 있으니... 에라



모르겠다. 뭐 좀 일찌기 서두르자. 힘겹게 잡은 약속인데 늦을수야 없지..







만화방아가씨 : 오전엔 만화방을 청소했다. 그리고 오후에 시간이 많이 남았다싶어



미장원을 갔다. 머리 손질도 좀하고 코팅도 좀 해야겠다. 기분좋은 토요일..



여유로움속에 나 조금은 들뜬 마음으로 시간을 재촉하고 있다.







백수 : 영화관 앞 사람들이 많다. 이영환 종영이 이번주인데도 불구하구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이 모두 나처럼 들뜬 기분일까..? 극장앞 스피커에서 방송이 나왔다.



졸라큰배 3회입장객들 입장해주세요... 에게 이제 3회 시작하는가벼.. 할수 없이 근처



앉을곳을 찾았다. 영화관 구석진 곳에 앉기 좋은곳을 찾아가 앉았다. 그녀가 조금



있으면 올텐데.. 이거쯤 못기다리랴.. 근데 시간이 넘 안간다. 그녀와의 추억을



생각하며.. 에....생각하니 별루 없다. 긴장되던 맘도 시간의 여유로움때문이었을까..?



슬 잠이온다.







만화방아가씨 : 미장원에 손님이 꽤 있다. 내 차례를 기다렸다. 좀 시간이 많이



지나갔다. 내차례가 되어 머리손질을 받고 코팅젤을 발랐는데... 이게 왜이리



안마를까... 점점 약속시간이 다가온다. 내 마음이 자꾸 조급해 졌다. 집에 와 나갈



준비를 하고 문을 나서며 시계를 보니 벌써 약속시간이 지났다. 그래도 그나마



영화시작전까지는 도착할수 있을 것 같다. 근데 그녀석 속이 엄청 좁은걸 안다.



도착해서 뭔소리 들을거 같다. 이그 화상아 조금 일찍 서두르지..







백수 : 그녀가 저기 멀리서 달려온다. 그리고 내품에 안긴다. 그녀의 맑은 눈에



내모습이 잠겨 있다. 이리와 지윤..! 우리 심심한데 뽀뽀나 할까..? "아이 바보..



움~(입내미는 소리)" 근데.... 갑자기 누군가 나를 쳤다. 라거파는놈이면



주겨버릴껴..그래서 엄청 짜증을 내며 쳐다보았다 .







만화방아가씨 : 다행히 영화시작전에는 도착했다. 그렇지만 약속한 시각에는 한



한시간가량 늦었다. 그가 뭐라 그럴지 모르겠다. 그녀석을 찾았는데 없다. 이 속좁은



녀석이 그냥 가버린거 아녀..? 근데 저기 어디서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킥킥 웃는다.



그래서 가보았다. 그녀석이 이상야릇한 표정을 지으며 팔짱을 낀채 앉아 피사탑처럼



자구있다. 쪽이 팔림이 느껴져 온다. 그래도 한편으론 그녀석이 마니 귀여워 보였다.



살며시 다가가 그를 깨웠다. 그리고 늦어서 미안하다고 그럴려구 했는데. 우쒸 그러며



짜증을 냈다. 아마도 내가 늦은게 짜증이 났나보다.







백수 : 그렇게 꿀려고 노력을 해도 나타나주지 않던 지윤씨가 꿈에 나타났는데..



그것도 결정적인 순간에 누가 날깨우는겨..? 고개를 들었다. 눈이 확 뜨였다.



지윤씨가 내눈앞에 있는것이 아닌가..? 오늘따라 더욱더 화사하고 이쁘다. 근데



그녀가 왜 내눈앞에 있는거지? 주위도 너무 낯설다.. "지윤씨.. 여기 왠일이에요..?"







만화방아가씨 : 여기 왠일이에요? 한시간 늦은걸루 몹시도 심하게 삐졌나부다. 진짜



상당히 속이 좁은놈이다. 그래도 내가 잘못한거니 할수없다. 늦어서 미안하다고



그래야 겠다.







백수 : 아..맞다. 그녀와 영화보기로 했지. 그것도 잊어버릴정도로 깊이



잠들어었나부다. 지금이 몇시여..? 시계를 봤다. 맙소사 내가 세시간이나 잤단 말여..?



그녀를 보니 어이 없다는 표정이다. 날 많이 찾아 헤맨거 같다. 좀 찾기 쉬운데 앉아



있을걸.. 이걸 어쩌나..? 빨리 사과를 해야겠다.







만화방아가씨 : 이제는 시계까지 쳐다본다. 니가 도대체 얼마나 늦은 건지 알어?



그렇게 묻고 있는거 같다. 저런 녀석한테 잘보일려고 내가 미장원까지 가서 그 고생을



한걸까..? 짜증이 날려고 한다. 늦어서 미안하다는 말이 목젖까지 나오다 말았다.



근데.. 저녀석이 대뜸 조금은 더듬거리면서 여기 졸구 있는 나 찾느라고 많이 헤매지



않았냐며 미안해 한다. 그리고 그냥 가버리지 않고 찾아 주어서 고맙다고 까지 한다.



나참... 바보라고 해야하나. 착하다고 해야하나..







백수 : 이거 첫만남인데.. 왜이러냐 화상아.. 처음부터 이런 백수이미지를



줘버리다니..싹싹 빌며 사과를 했다. 다행히 그녀가 화가 풀린거 같다. 그녀가 씨익



미소를 지어보여주었다. 휴... 그녀가 생각한 것 처럼 성격이 가스통인거 같지는 않다.



그냥 가버리지 않고 날 끝까지 찾다니.. 다행히 영화시작전에 찾았구나. 다시한번



그녀가 사랑스럽다.







만화방아가씨 : 조금 황당하다. 그녀석이 먼저 사과를 하다니... 혹시 일부러 그러는게



아닌가 싶기도하다. 그녀석 머쓱해 하는 얼굴을 보니 너무 순진해 보인다. 일부러



그러는거는 아닌듯 싶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녀석이 왠지 사랑스러워 보였다. 웃음두



나구... 계속 미안한 표정을 짓고 있길래.. 괜찮으니까. 앞으로 그일에 대해서는



말하지 말자구 그랬다. 좀 맘이 찔린다.







백수 : 얼굴만 이쁜게 아니라 맘씨도 착하구나.. 하하. 그녀가 날 위해 팝콘하구



음료수도 사왔다. 음 너무 황홀하다.







만화방아가씨 : 뻔히 다음장면이 뭐 나올지 아는 이 영화가 기대되는건 이녀석이 지금



내옆에 앉아 있기 때문일까..? 녀석이 팝콘을 혼자서만 먹고 있다. 광고보면서 저렇게



껄껄거리다니.. 결국 영화예고편도 시작하기전에 그 많은 팝콘 다먹어치웠다.



분위기 없는놈... 영화같은데 보면 팝콘 먹다가 손이 겹치는 애틋한 장면도



연출되는데.. 먹어보라 소리도 한마디 안했다. 독한놈. 이럴줄 알았으면 두개를



사는건데 그랬다.







백수 : 그녀가 지금 내옆에 앉아있다. 뭔말을 하고 싶은데 할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괜히 팝콘만 주섬주섬 주워먹었다. 이거 디게 맛없네.. 이런걸 이천원이나



바다쳐먹는단 말여.. 사람들이 광고를 보고 웃는다. 멋적어서 따라 웃었다.







만화방아가씨 : 이다음 장면이 찡한 장면인데 그녀석 표정은 과연 어떨까..? 가만히



그를 쳐다봤다. 하하. 사내자식이 징징짤려고 한다. 씩 그녀석이 나를 쳐다봤다. 이런



장면에서 내가 웃으니까 이상하다는 듯 갸우뚱거린다. 좀 머쓱하구먼..







백수 : 너무 찡하다. 눈물이 날려고한다. 흠흑.. 그녀도 지금 눈물이 나려 할까..? 한번



쳐다봤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가 쿡쿡거리다가 흠칫 놀라 스크린으로 눈을



돌렸다. 내가 징징거린게 저 찡한 장면을 완전히 압도해 웃겼나보다. 쪽팔려라..



사내는 우는게 아닌가 보다.







만화방아가씨 : 이녀석 그때도 느꼈지만 여린면이 많은거 같다. 내가 눈시 울지었던



장면에서는 어김없이 징징거릴려고 했다. 나올때 손수건을 말없이 건냈다. 근데 눈물



닦으라고 준건데.. 이녀석이 자기뒷주머니에다 넣어버린다. 체면에 달라고 할수도



없고.. 비싼건데..하지만 별로 아깝지는 않다.







백수 : 그녀가 이쁜 손수건을 나에게 주었다. 무슨 의미일까..? 비싸보인다. 고히



간직하겠다고 속으로 말하고 주머니에 넣었다. 다음에 더 좋은걸루 사다가



선물해야겠다.







만화방아가씨 : 영화가 끝났다. 그녀석이 스테이크 먹으러 가잰다. 돈도 없는게..



영화가 생각보다 길었다. 시간도 10시가 거의 다되어 간다. 이시간에 무슨



스테이크하는데가 있다고... 근처에 그럴싸한 찻집이 있다. 다음에 스테이크 사라고



그러고 정 아쉽다면 차나 한잔하자고 했다.







백수 : 그녀 스테이크 사줄려고 아버지가 숨겨논 10만원 꽁친거 그냥 갖다넣어두게



생겼다. 차나 한잔 하자구 그랬다. 흠. 그것두 좋지. 영화끝나자마자 집에 간다고



그럴까봐 가슴 졸였는데.. 조용한 찻집에서 그녀와의 대화. 드디어 그녀와 나와의



공유된 기억을 갖게 되는건가..







만화방아가씨 : 찻집안에서 별말 없이 너그러운 시간이 간다. 무슨말을 할까..?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분위기는 좋은데 아직 그녀석과 나는 어색한가보다. 만화방



올때 잘해줄걸 그랬나..?







백수 : 뭔말을 해야하나.? 하지만 이렇게 그녀를 바라보는것만도 너무 기분이 좋다.



주위에 연인들이 하나도 안부러운건 그녀가 내앞에 있기 때문이지. 조명등



하나하나가 그녀를 위해 나리는 별빛같다. 자꾸 가슴이 떨려오는 것도. 내앞에 그녀가



날 위해 앉아있기 때문이지. 잔잔히 흐르는 음악 한음한음이 그녀를 위해 떨리는



내마음조각같다.







만화방아가씨 : 저 녀석이 왠지 분위기를 잡는거 같다. ...



그녀석 내가 자기보다 한살 많은걸 알고 있을까..? 그래서 혹시 연상의 여인



좋아해본적 있냐고 물어보았다.







백수 : 왠 흥을 깨는 소리.. 난 연상에 대해서는 이성의 감정이 전혀 안든다고 딱 잘라



말했다. 솔직히 어릴쩍에는 옆집 누나를 좋아했었다. 하지만 그 시련이 너무 컸다. 그



뒤부터는 하루만 연상인 여자도 이상하게 관심이 가지 않았다.







만화방아가씨 : 뭐야 이녀석 기껏 만나줬더니 연상은 안된다고...? 내가 자기보다



한살 많다는걸 알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내일부터 만화방에 안나오게 되는건



아닐까? 백을 뒤져 다이어리를 집어 테이블위에다 놓았다.







백수 : 다이어리를 꺼내 놓는다. 무슨 의밀까..? 저속에 그녀의 일상이 기억되어 담겨



있을까? 보구 싶다. 좀 봐도 돼냐고 물어볼까..? .....







만화방아가씨 : 다이어리보고 침은 왜삼키냐..? 보여달라면 보여주께.....반응이 없다.



그래서 다이어리 안에 면허증 끼워놓은 곳을 펼치며. 사진이 맘에 안드네.. 그녀석



들으라고 혼잣말을 했다.







백수 : 앗 그녀사진이다. 기회다. 면허증 최근에 땄냐고 물어봤다. 나는 딴지



오래되었다며 어떻게 바꼈는지 한번 봐도 돼냐고 물어 보았다.







만화방아가씨 : 역시 이녀석은 내 의도데로 잘 따라온다 말이야.. 보여줄 목적으로



펼친건데..." 싫어요.."







백수 : 하기야 내가 무슨 애인이냐? 근데 싫다면서 면허증을 뽑아서 주는건 무슨



의밀까..? 일종보통..! 사진 잘나왔네 뭐.. 이쁘기만 하다. 한참동안 그녀의 사진만



뚫어지게 보았다.







만화방아가씨 : 이녀석 반응이 신통찮다. 뭔가 기대되지 않는 말이 나올꺼 같다.







백수: 주민등로번호가 칠이공.... 뭐야 진짜 한살차이잖어..?



그래서 칠십이년생이면 27살이 아니냐고 물어봤다.







만화방아가씨 : 그거 눈치 채는데 그렇게 오래 걸리냐..? 실망한 눈빛이다. 만으로는



25살이에요... 참 생일이 지났으니까. 지금은 26살이네요..히히 아마 제가 연상인거



같죠..?







백수 : 연상..? 아까 그래서 연상 뭐라 그랬나..? 그게 무슨상관이냐 그녀는 단지



그녀일뿐이다. 나이가 무슨상관이랴.. 음 멋있는 말같군.. 한살차이라... 한살차이면



좋지....울아부지하구 울엄마두 한살 차인디.. 미소가 스민다. 내가 안말하고 가만히



있자. 그녀가 나한테도 면허증 있냐고 물어봤다. 참내 그린카드다. 지갑을 뒤져



보여주었다. 한 오년전 사진이라 제법 헨섬한거 같다.







만화방아가씨 : 2종보통.. 93년 모월모일..쿠 오년전이랑 변한게 하나도



없네..칠일일이공일... 어머. 진짜 나보다 한살이 많네... 저 녀석 내가 생각하는거



보다 상당히 내 의도를 파악하고 있는거 같다..







백수 : 잠자리에 들었다. 과연 오늘 잠이 올까..? 지윤씨를 만화방에 데려다



주었을때.. 힘내세요 준용씨라고 내게 말해줬다. 가슴이 찡했다. 오늘 영화에 나온



여주인공보다 훨 이쁘다. 우리지윤씨가..잘 자요 지윤씨 낼봐요,~







만화방아가씨 : 그녀석이 나보다 한살많다. 완전한 백순줄 알았는데 .. 보이는 것처럼



시간만 죽이는 녀석은 아닌가보다. 고민이 많았다. 흠.. 지금 그녀석을 생각하며



일기를 적구있다. 그리고 내일이면 다시 그가 만화방으로 달려오겠지..







만화방아가씨:그녀석하고 많이 가까워 졌다. 하루하루 그녀석이 나타나기만을



고대하며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아직 약간은 어색하지만 이제 제법 그가 나한테



말을 건다.



쥐포도 구워주고..만화책정리도 해주며 만화방일을 도와준다.



그리고 손님이 아무도 없을때면 음악을 틀어놓고 같이 앉아 만화책도 봤다.



옆에서 킥킥거리는 녀석이 점점 사랑스러워진다.



백수면 어때 같이 만화방하면 되지 이런생각까지 든다. 이제는...







백수: 그녀하고 점점 거리가 가까워짐을 여실히 느끼고 있다. 그녀앞에서



더듬거리던 말솜씨도 제법 멋있는 말도 할줄 아는 화술로 바뀌어 가고 있다.



그리고 손님이 없을때면 그녀가 틀어놓은 음악을 들으며 같이 앉아 만화책을 보며



웃을수도 있게 되었다.



옆에 앉아 있는 그녀에게 점점 내마음을 고백하고 싶다.



그치만 난 여전히 백수다..







만화방아가씨: 오늘 그가 다른때보다 더 헐떡이며 만화방을 찾아왔다.



드디어 발령대기가 풀렸다면서.. 기쁜표정을 짖는다. 그리고 일주일뒤에 창원으로



연수를 떠난다고 했다. 기숙사생활을 하며 단체생활과 그 회사의 기업정신등을



배운다고 했다.



작지만 월급도 받는다며 자랑을 했다. 하지만 잘못하면 바로 짤린대나..



잘되었다. 부디 열심히 잘해서 자신감을 찾기 바란다며 기쁜표정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너무 아쉽다. 그가 일주일뒤부턴 만화방을 못나올 것이기에. 것두



100일씩이나... 그래도 그 백수딱지 그때쯤이면 말끔이 떼어 냈으면 좋겠다.







백수: 오늘 회사다녀와서 아버지 어머니께 드디어 취직이 되었다고 했더니. 부부가



얼싸안고 꺼이꺼이 우신다. 백수인 날 보는 부모님의 마음이 참 안스러워셨나보다.



만화방으로 달려가서 이 사실을 그녀에게 알렸다. 그녀도 기쁜모양이다.



하지만 난 일주일뒤 창원으로 떠난다. 100일동안 그녀를 못볼걸 생각하니



취직되었다는 기쁨보다 아쉬움이 더크게 밀려온다.







만화방아가씨: 오늘 그가 만화방에 나오지 않았다. 그냥 말없이 창원으로 떠났나보다.



서운했다. 이미 나도 그에게 사랑의 감정이 생겼나보다. 이자식 취직됐다고 날



버리기만 해.. 훗 그녀석 잘해낼까...







백수 : 오늘은 가슴이 떨려 만화방에 가지 못하겠다.



그러나 내마음은 지금 몹시도 아련한 그리움으로 장식되어 있다.



나는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다...



내가 없는 동안 누가 그녀한테 껄덕될까봐 걱정이 된다.



그녀가 없는 그곳에서 과연 그리움을 참아내며 잘해낼수있을까..







만화방아가씨: 그가 떠난지 열흘만에 전화가 왔다.



사관이 졸라 재수없다고 그랬다. 빨간체육복을 생활복으로 줬다는데 쪽팔려



죽겠다 그런다. 하하 그체육복 입은 그의모습이 보고싶다. 전화는 자주 못할 것



같다고



그러면서 시간나는데로 편지를 보내겠다 한다.



만화방앞에 편지통하나 설치해야겠다.







백수 : 얼마나 비참한 백수 생활을 했던걸까..? 이방놈들 몰골은 꼭 북한에서



목숨걸고 귀순한 사람들 같다. 동병상련을 느끼고 잘해보자며 서로 인사를 했다.



그리고 금방 친구가 됐다. 사관이 여간 깐깐한게 아니다. 빨간체육복 입혀서



아침마다 운동장을 돌게한다.



숨은 안가픈데 쪽팔려 죽겄다.







만화방아가씨: 멀리 떨어진 그가 오늘따라 그립다.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만화방에 그가 모습을 감춘지 이제 일개월째다.



가을날 떨어지는 한잎 낙엽이 그녀석 모습이 되어 바람에 흩어진다.



그녀석한테 편지가 왔다. 귀여운데만 있는줄 알았는데.. 애틋한 글로 날 감미롭게



할줄도 안다.. 자기방에 온통 애인 사진 붙혀 놓은 놈들 때문에 서러버 죽겠다라며



최근에 예쁘게 찍은 사진 있으면 보내 달라고 했다. 뭐야 이놈.. 누가 자기



애인이라도 된다는 거야..



오늘 난 그에게 답장을 쓰고 있다. 내일 아침일찍 그에게 이편지를 보내야 겠다.



오후에 찍은 내 사진을 고이 넣어서 말이다.







나는 그대가 곁에 없어도 그대가 항상 떠오른다.



그대가 그리움으로 내곁에 있기 때문이다.







백수 : 그녀한테서 편지가 왔다. 너무나 애틋하다. 이제 서럽지도 않다.



이방 벽에 붙어 있는 모든 여자들보다 이사진속의 그녀가 백배는 이쁘기 때문에...



오늘 그녀한테 전화를 했다. 이런저런 할 말이 많지만 시간이 너무 없다.



뒤에 있던 놈이 넌 애인일지 몰라도 난 마누라다. 그러며 빨리 끊어라 그런다.



끝까지 이 전화기를 사수하리라. 그러나 오늘까지 전화못하면 마누라한테 맞아



죽는다라는 그녀석 말이 너무 실감나게 들려 그녀와 아쉬운 작별을 했다.







만화방아가씨: 그녀석한테서 전화가 왔다. 너무 반가웠다. 할말이 너무 많은데..



뒤에 있는 사람이 자꾸 빨리 끊어라고 하나부다.



아쉽고 그리고 그녀석의 목소리가 사라진 지금 그의 모습이 그립다.



뒤에 어떤녀석인지 내손에 잡히면 주거..











백수 : 그녀가 너무 그립다. 바깥 늦가을 공기는 이미 제삶을 다한 듯 싸늘이



식어있다.



아침에 빨간체육복입고 도는게 이제는 더이상 쪽팔리지 않다.



스피커에서 그 성질 더라븐 놈이 지껄인다. 밥도 안주고 또 모이라고 한다.



꼬로록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에그 배고파라 어떤 간부가 나오더니 뭐라



그런다. 저놈이 뭐라 그러든 들을 힘도 없다. 근데 다들 함성을 지른다. 뭔 일일까..



내앞에서 날뛰는 한놈을 꺼집어 앉히고 물어 봤다. "회사가 돈이 없대...그래서



연수기간을 이번주로 줄이고 정식 발령이 난대...토요일이면 집에 갈수 있다.."



야호..토요일이면 집에 간다. 그리운 아버지 어머니.....



죄송합니다. 지윤씨가 먼저떠오릅니다.



며칠뒤면 지윤씨를 보는구나...! 전화를 해야쥐.. 배고픈 것도 잊고 기숙사방으로



달려가 전화카드를 찾았다. 그리고 전화를 하려고 가봤더니 벌써 줄이 길다. 새끼들



전화좀 빨리끊어라. 한놈 한놈 넘 오래한다. 꺼이 꺼이 우는 놈도 있다. 3개월 가까이



잡혀있었던게 뭐그리 섭고 대단하다고..군대가 8개월도 꼼짝않고 박혀있어 봤는데..



너무하다.. 배도 고프다. 끝까지 기다리다간 굶어 죽겠다.



전화차례기다리다 그녀가 모르는 상태에서 갑자기 나타난 날 보면 상당히 감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좋네...







만화방아가씨: 아침에 까치가 만화방 창틀우에서 울었다. 누구 반가운이라도



올려나..? 그녀석 생각이 난다. 만화방 문이 열리면서 그가 나타날것만 같다.



하지만 그가 올려면 아직 보름이상 남았다. 갑자기 만화방 문이 열렸다.. 괜히 그였으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본적이 있는 녀석이 이제는 저게 한때는 노란색이었다는것만 짐작이 가는



잔뜩 때묻은 츄리닝녀석과 함께 딸딸이를 질질 끌며 들어왔다.



아까 그 까치 어딨어? 잡아 주길껴...







백수 : 아침에 잔뜩 긴장이 된채 정식발령자명단붙은거를 보았다. 잘못 보였다면



짤릴수도 있다. 23번 배준용 안양**지사 관리부.. 야! 안짤렸다. 그기다 안양이면



집에서 통근도 된다.



아부지 어머니... 다시한번 죄송합니다. 또 지윤씨가 먼저 떠오릅니다.



지윤씨 이제 나 백수 아니야.. 흑흑..



기숙사 방에서 짐을 꾸렸다. 짐이래야 세면도구하구 빨간 체육복뿐이다. 모두들



즐거운 표정으로 짐을 싸구 있다. 하하 드디어 집에 간다. 간단한 조례를 했다.



우리한번 열심히 일해서 어려운 이 시기를 잘 헤쳐나갑시다. 자꾸... 뭐라 그런다.



한마디로 앞으로 잘하라 그 소리아닌감... 잘하께 빨리 끝내라..



집에갈 채비를 모두 마쳤다. 그때 지윤씨가 보내준 그 사진을 자꾸 꺼내어 보았다.



삼개월 동안 뭐 변한게 있으련만.. 참 새롭게 보인다..



드디어 서울가는 버스를 탔다. 설렌다. 밖의 전경들이 너무 애틋하게 지나간다.



오늘 그녀를 보면 말하리라. 그동안 사랑했었다고. 아니 사랑한다고..그리고... 하하..



과연 할수 있을까... 날씨는 내 마음과는 다르게 잔뜩 흐려있다.



갑자기 소변이 마려 온다. 조금만 참자 .. 조금 있으면 휴계소다.











만화방아가씨: 어제 밤에 무엇인지 기억되진 않지만 그가 나타났다. 지금 아련한



그의 영상으로 난 가슴이 떨려온다. 아침에 그렇게 멍한 상태로 밥을 먹었다.



마음이 울적해온다. 오늘이 주말인데.. 그녀석이 없으니 너무 허전하다.



그가 주말오후는 외출이 가능하다고 한 말이 기억났다. 아 그가 왜이리 보고



싶을까...



벵크의 6집 엘범을 틀었다. .. 음악 때문이었을까.. 괜히 그가 더 그리워졌다.







에이 열쇠가 왜이리 안잠겨..만화방에 열쇠를 채우고 있는데.. 단골이 되어가는



츄리닝녀석이 ""아줌마 오늘은 만화방 안하는 겁니까..?" "안해 쨔샤.." 뒤도



안돌아보고 택시를 잡아 탔다.



창원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싣고 애뜻하게 지나치는 이젠 벌거숭이가 된 논바닥을



쳐다보고 있다. 그가 날보며 좋아하는 모습이 천진난만하게 그 위에 그려진다.



갑자기 찾아간 날보면 그가 왠지 사랑한다고 고백을 할것 같다.



하늘은 왠지.. 첫눈이라도 나리게 할 것 같이 흐리다.







백수 : 이제 배까지 아파온다. 아저씨 빨리좀 가요. 금강휴계소가 저기 보이기



시작한다.



내리자 마자 화장실부터 찾았다. 아 시원하다.



화장실안에 스피커가 있나보다. 디게 시끄럽다.



서울발 창원행 12시 중앙우등고속 승객분은 탑승바랍니다.



진주발 수원행 11시20분 현철여객 승객분은 탑승바랍니다..



....졸라 시끄럽네...



싸고 나오니 왠지 배가 고프다. 휴계실로 들어가 우동을 하나 사먹었다.



자판기에서 캔커피하나 뽑아서 차에 탔다.







만화방아가씨: 이번 금강휴계소에서 잠시 정차한다고 운전기사가 방송으로



안내했다.



배가 조금 고프다. 휴계실에 가 우동이나 하나 먹어야 겠다. 휴계소 이름이 참



이쁘다.



우동을 먹고나서 자판기에서 커피를 하나 뽑았다. 근데 하필이면 자판기가



남자화장실 계단옆에 설치되어 있냐.. 기분 나쁘다. 커피를 뽑아드는데 안내



방송에 서울발창원행12시중앙우등고속승객은 탑승하라는 말이 나왔다.



내가 타고온 버스다. 이젠 휴계소 들리지 말고 곧장 갔으면 좋겠다.







이렇게 막무가내로 내려가는데 그를 볼수 있을까.. 약간 걱정이 되기도 한다.







백수 : 이젠 곧장 서울로 간다. 자꾸 그녀얼굴이 떠오른다.



진짜로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리라.. 이젠 백수가 아니기에..



그녀가 뭐라 답해줄지 궁금하다.



연습이나 해볼까..?



지윤씨..! 저 더이상 백수가 아녜요.. 에.. 당신이 아줌마가 아닌걸



안순간부터 쭉 사랑해왔었습니다.. 사랑합니다. 지윤씨..



넘 긴가..? 하하..







창밖에는 이런 나에게 축복이라도 하듯이 첫눈이 나리고 있다.







만화방아가씨: 그를 만난다고 생각하니.. 자꾸 맘이 설레어진다.



그가 날보고 사랑한다고 고백을 할까..?



기대는 되지만 후..분위기가 영 없는 놈이라...



그래도 이제는 백수딱지도 뗐는데.. 그래 고백할거 같다.



그러면 난 뭐라 그러지. 음 이게 좋겠다..



연습이나 해볼까?



그래요. 저두 언제부턴가 준용씨를 사랑하게 됐었나봐요..



넘 솔직한가.. 호호.







창박에는 이젠 가슴저리는 가을은 끝났음을 알리는 겨울비가 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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